존재하는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듯이
이 장소를 소개하게 된 것도 제 인생에 있어 꽤나 오랜 추억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아내가 된 예전 여자친구와 사귀고 있을 때,
한참 대학원실 바쁠 때였지만 몰래 주말을 맞이해 여행을 하고 있었죠.
지금 10살이된 강아지가 겨우 1~2살 무렵이었고 함께 다니고 있었을 때 였습니다.
우려했던대로 결국 교수님의 급한 연락이 왔고, 강원도 국도에서 당장 컴퓨터를 켜고 앉아서 일을 할 곳이 필요했습니다.
지금처럼 카페가 흔치도 않았던 대략 9년전이었던 것 같네요.
영월 가면 꼭 들르는 꽃피는산골 방문 후기(+솔잎차)
상호명 : 꽃피는산골 (옛. 청령포찻집)
주소 : 강원 영월군 영월읍 청령포로 179
메뉴 : 솔잎차(5,000원) 등
전화번호 : 033-373-4431
주차 : 가능
쉬는날 : 매주 월요일
부랴부랴 느려터진 3G 인터넷으로 주변을 검색하기 시작했고
몇 곳에 거절 당한 뒤 이곳에 도착했고 미리 양해를 구하고 자리에 앉았습니다.
당장 음료는 시켜야 하니 뭘 마실까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카페와 찻집 중간 어딘가에 있을 법한 이곳에 처음보는 메뉴가 있었으니 바로 "솔잎차"였습니다.
일단 첫 시도는 늘 걱정을 동반하다보니 1잔만 먼저 시켰는데 결국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동안 몇잔이나 더 시켜먹었습니다.
연신 노트북 자판을 두드리고 있던 제가 불쌍했는지 사장님은 군고구마도 나눠주시곤 했었죠.
새로 바뀐 이 곳 입구에는 아래와 같은 문구가 있습니다.
그 당시 여행 도중에 몇시간이나 일을 해야만 했던 아주 힘들었던 기억이 나는데 결국 그 과정에서 이렇게 즐거운 일이 있었고, 시간이 지난 지금 그 추억을 할 수 있게 된 것 같아 뭔가 절묘하게 느껴지네요.
몇년이 흘러 한 번 더 방문을 했다가 한동안 잊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급하게 타지역으로 다녀올 일이 생겨 지나다보니 때마침 동선에 영월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우리 그때 솔잎차 마셨던 곳이 영월아니었나?
아내가 급하게 검색을 했고 영월에 솔잎차 파는 곳이 있기는 한데 거기가 맞는지 확신할 수는 없었습니다.
왜냐면 예전에 갔을 때는 방갈로처럼 원형으로된 건물이었는데 인터넷 검색으로 찾은 곳은 위치는 주변이지만 건물이 많이 달라보였기 때문입니다.
일단 도착해서 주차를 한 뒤 제 기억 속에 그곳이 맞는지 추억을 되뇌어 봅니다.
가게 앞에 조그마한 연못이 있었던 것 같은데 하는 찰나, 지금은 수풀이 무성해져서 알아보기가 조금 시간이 필요했는데 그곳이 맞는 것 같습니다. 다만 그 방갈로 같은 건물은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것 같고 바로 우측에 붙은 대형 비닐하우스로 된 것 같은 건물이 오늘 소개할 꽃피는산골입니다.
일단 도로에서 보면 자라난 수풀 때문에 잘 보이지는 않네요.
아래사진을 보면 좌우측으로 길이 나 있는데 우측으로 들어가시면 됩니다.
아마 예전 이름이 청령포찻집 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래와 같이 길가에 보이는 나무로된 입간판을 보니 이름이 익숙하군요.
그리고 안쪽에 보면 아래와 같이 새로운 이름인 것 같은 꽃피는산골이라는 이름이 있는데
덩쿨식물 때문인지 잘 보이지가 않습니다.
가게 이름은 입구는 아래와 같이 도로명 주소판이 보입니다.
이 곳으로 들어가면 되는데 이 문을 기점으로 새로운 세상이 펼쳐집니다.
아내와 함께 여기가 맞나...하는 마음으로 입구에 들어가 봅니다.
거대한 화원과 같은 분위기이고 분재쪽에 관심 많은 분들께는 파라다이스일겁니다.
조금 안으로 들어가면 아래와 같이 카운터와 피자를 굽는 화덕이 보입니다.
처음에는 계속 긴가민가 했었는데 사장님 얼굴을 보고나니 바로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사람마다 기억을 하는 방법이 다를테죠.
저는 사람 이름이나 지역명은 잘 기억 못하는데 한 번 갔던 길은 반드시 기억을 합니다.
사람도 이름은 기억 못해도 그 사람의 얼굴은 한 번보면 기억을 하는데 얼굴을 보자마자 안도의 한숨이 나왔습니다.
사장님께서는 수많은 손님 중 하나였던 저희를 기억하시지는 못했지만 함께 갔었던 강아지를 보여드리니 어렴풋이 기억을 하시더군요. 괜히 반가운 마음이었습니다.
밥을 먹고 출발했기 때문에 피자를 먹을 수는 없었지만, 최근 집에 오븐을 샀기 때문에 오븐이나 화덕에 구워 먹는게 얼마나 맛이 있는지 잘 알기에 다음에 방문하면 기필코 화덕 피자에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참고로 피자는 3가지 종류네요. (콤피네이션 / 고르곤졸라 / 샐러드)
개인적으로 화덕에 구은 고르곤졸라 피자를 아주 좋아하는데 이날 못 먹은 것이 한이네요. 한.
일단 음료를 먼저 주문하고 한바퀴 돌아보기로 합니다.
음료가 예전보다 아주 많이 늘었고, 커피 종류도 판매를 개시했네요.
제 기억이 맞다면 음료 가격이 9년전과 똑같거나 올랐어도 별 차이가 없어보입니다.
아내와 일단 솔잎차 하나 시키고 여름에 잘 어울리는 오미자차를 하나 시켜말어 하다가 그냥 둘 다 솔잎차를 시키기로 결정합니다.
뒤에가서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신맛을 극히 싫어하시는 분이 아니라면 여기에서는 일단 솔잎차를 한 잔 마시고 나서 다른 것을 드셔보시길 권해드립니다.
단언컨데 이 곳의 시그니처는 솔잎차 입니다. 메뉴판 한 번 쭉 보여드리고 리뷰 이어가겠습니다.
음료를 시키고 내부를 한 번 둘러보겠습니다.
우선 아래와 같이 참 다양한 식물들이 즐비한데 뭔가 정감없이 딱 딱 정리된 모습은 아니지만 굉장히 조화롭고 자연스러워보입니다.
제 나이가 많은건 아니지만 한 살 더 먹을수록 이렇게 딱 맞아 떨어지는 것보다 점점 더 자연스럽고 편안한 것이 좋아지는 것 같네요.
돌아보는데 꽤나 규모가 크다고 느껴지고 동선이 재미있습니다.
식물을 잘 몰라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고 방향제 냄새 가득한 카페만 익숙하다가 식물들 사이에 쌓이니 절로 건강해지는 착각마저 듭니다.
아래와 같이 중간 중간에 자리가 마련되어 있고 아주 더운 날씨었는데 그다지 덥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어릴적 시골에 놀러가면 물 위에 띄어놓았던 수박을 먹던 향수를 자극하는 자리도 마련되어 있구요.
보는 것 만으로도 청량감이 느껴지는 포도도 잘 익어가는 모습입니다.
새끼치는 맛이 쏠쏠한 다육이들도 볼 수 있구요.
아마 다육이의 이름처럼, 과육의 귀여운 통통함을 즐길 줄 아시는 분들이라면 이곳에서 정말이지 행복함을 느끼실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래와 같이 가게 안으로 흐르는 아주 조그마한 시냇물이 있고 이 물들은 다양한 식물들의 뿌리와 만난 뒤 카운터 앞쪽으로 이어지는 잉어, 금붕어 들에게 공급됩니다. 반대였던가...?
반대였다면 어류의 배설 영양분을 식물에 공급하는 일종의 아쿠아포닉스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드네요.
한바퀴 돌고오니 아내가 솔잎차를 가지고 옵니다.
막상 마시려니 약간 겁이나는 것이 사실입니다.
왜냐면 제 기억속의 그 맛이 맞을지는 확신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요.
제 표정을 읽었는지 아내가 망설이는 저를 보더니 안심시켜 주는듯 먼저 시원하게 한 목음을 넘깁니다.
예전 그 맛 그대로네
보통 음료 하나를 사면 하루종일 먹다가 결국 남겨서 버리는 일이 잦은 아내인데 저보다도 먼저 바닥을 비웁니다.
그러면서 얼음도 그냥 물얼음이 아니라 솔잎차를 얼린 얼름을 쓰는 것 같다고 하더군요.
얼음을 보니 그런 것도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오래두고 먹어도 싱거워지지 않았습니다.
맛을 글로 설명하자면, 솔의눈이라는 음료를 아주 강하게 농축시킨 맛이고
약간의 키위맛이 나는 신맛이 일품인 맛입니다.
그래서 요즘처럼 무더운 날씨에는 커피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청량감이 좋습니다.
밴치에 앉아 차를 즐기며 바라보니 외부에도 공간을 마련해둔 것 같습니다.
이런걸 보면 사람은 돈 벌려고 뭔가를 하는 것보다 좋아하는 무엇인가를 하다가 돈이 따라오는 것이 이상적이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참고로 매주 월요일은 휴무일이라니 괜히 그냥 찾아갔다가 돌아오는 일이 없으시길 바래요.
사장님과 작별 인사를 하고 장모님 모시고 한 번 와야겠다며 나서는 길에 인형인 줄 알았던 진짜 강아지가 있었습니다.
9살난 비글 녀석인데 더워서인지 땅을 파놓고 그 안에 몸을 기대어 아주 편하게 낮잠을 즐기고 있습니다.
저희가 신기하게 바라보니 슬쩍 귀찮은 눈빛 한 번 주더니 다시 눈을 붙이네요.
요즘은 너무 더우니 권장드리기 어렵겠지만 말복 지난 날씨에는 시원한 차 하나들고서 가게 주변을 천천히 산책하시는 것도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학생 때 몇천원 안하는 음료지만 그 당시 가격이 부담스러웠음에도 몇잔이나 사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날 역시나 한 잔을 시원하게 들이킨 다음, 한 잔을 더 구입해서 집으로 갈 채비를 합니다.
잘 모르는 동네지만 추억을 떠올릴 수 있게 그 자리에 계신 이름모를 사장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제가 드리고 싶었던 한 마디를 가게 안에서 찍은 사진 한장으로 대체하며 글 마무리 짓습니다.
오늘도 여유한잔 잘 마시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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