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사를 했습니다.
이전보다 훨씬 넓고 아늑하고 좋았습니다.
한 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가족 세대가 많은 곳인지라 윗집에 아이들이 사는지,
아니면 집에서 홈 트레이닝을 하는건지 쿵쿵 거립니다.
다행히 자정 부근에서는 소리가 멈추긴 하지만
낮 생활 시간임을 고려하더라도 너무 시끄럽습니다.
특히나 금요일, 토요일 친척인지 모를 일이지만
사람이 많아지면 아주 다다다다닥 뛰어다니며 물건을 떨어뜨리곤 합니다.
그래도 정말이지 도저히 못 참겠다는 정도가 아니라면
아이들이니 이해하려고 잘 참는 편인데, 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터집니다.
퇴근을 하고 늦게까지 글을 쓰고, 새벽 1시가 넘어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월요일 퇴근 후 였으니 피로감도 심했고 쉽게 잠에 들려는 찰나,
웅.. 웅..
대략 1주일 전부터 들리기 시작한 진동 소리에 집중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평소보다 소리가 크게 들리기 시작합니다.
웅.. 웅.. 웅..
소리는 마치 진동으로 설정해둔 휴대전화가 바닥에서 울리듯한 소리인데
그렇다고 보기에는 너무 조용하게 그리고 멀게 느껴지는데 분명히 울리는 듯한 진동을 동반합니다.
웅.. 웅.. 웅.. 웅.. 웅..
아주 정확한 패턴으로,
그리고 아주 미세하게 들리는데 옆에서 잠을 자는 아내는 잘 모릅니다.
며칠전 아내에게 진동 소음이 들린다고 이야기했지만 본인은 잘 모르겠다고 합니다.
웅.. 웅.. 웅.. 웅.. 웅.. 웅.. 웅..
억지로 잠을 청해보려하지만 점점 더 심해집니다.
그러면서 모든 신체의 감각은 청각에 집중되어 '고막이 아프다' 느낄 정도가 됩니다.
문득 시계를 보니 새벽 3시가 넘은 시간.
도대체 주기적인 진동 소음의 원인은 무엇이며, 발생 원인은 어디일까?
무작정 윗집에 가서 따질 수 없으니 일단 원인이 무엇일까 생각해봅니다.
혹시나 윗집이 아니라 건물의 외벽이나 바로 윗집이 아닌 그 윗윗집일 수도 있으니 말이죠.
일어나서 돌아다니며 그 늦은 시간에 소음을 찾아 집안을 헤매이면
곤히 잠든 아내를 깨울 것 같아 답답한 마음에 스마트폰을 들고 검색해봅니다.
검색 : #윗집 주기적인 진동 소음
결과는 뻔하고 이런 저런 고민과 글들을 읽어봐도 내 상황에 뭔가 맞아 떨어지지는 않습니다.
안마의자 소리다, 진짜 휴대전화 진동소리일 수 있다, 컴퓨터 소리다, 급수를 위한 배수모터 소리다,
냉장고 소리다 등등 말이죠.
그러나 주말 늦잠이나 낮잠을 잘 때도 들렸고 이런 저녁이나 늦은 새벽이나 동일하게 들리니
사용할 때만 사용하고 ON/OFF를 하는 어떤 특정한 물건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웅.. 웅.. 웅.. 웅.. 웅.. 웅.. 웅.. 웅.. 웅.. 웅..
'하루 종일 가동시키는게 무엇일까?'
'윗집이라면 윗집도 이 곳이 안방일텐데 안방에서 이 새벽에 뭘 사용할까?'
'몸이 성치 않으신 분이 계셔서 안마의자나 안마침대를 사용하는걸까? 새벽내내 하지는 않을 것 같고...'
'아니면 어항에 산소를 공급하는 물건인가? 이건 24시간이지만 소음이 크지는 않을텐데...'
그렇게 별 도움 안되는 검색 결과를 보고 다시 시간을 보니 5시에 가까워옵니다.
이제 일어나야할 시간도 얼마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화가 잔뜩 납니다.
그래서 이럴 수는 없다, 그리고 소음이 적어 잘 들리는 새벽에 확인하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조용히 일어나 소음이 잘 들리는 곳에 집중을 하면서 안막 커튼 쳐져 칠흙 같이 어두운 안방을
좀비마냥 어슬렁 거립니다.
결국 부스럭거리는 소음에 아내가 잠이 깨어 화들짝 놀라며 물어봅니다.
뭐해?
좌초지종을 설명하고 나서 같이 고민을 해봅니다.
그런데 아내가 의외의 실마리를 던집니다.
이사하면서 우리 전기장판 위치가 서로 바뀌었는데 그거 아닐까? 나는 원래 전기장판 전기 소음이 조금 들렸었는데 우리가 눕는 위치가 서로 바뀌고 나서 안들리거든.
설마하는 생각과 제발이라는 소원을 함께 담아 전기장판의 콘센트를 확 뽑아버렸습니다.
그리고 다시 침대에 누워 소리에 집중을 하는데 하도 용을 써서인지 귀에 이명도 들리고 집중이 안됩니다.
그렇게 5분 정도 누워 소리에 집중을 해봤지만 다행히 '웅웅' 거리던 진동 소음이 사라졌습니다.
이때 저 두 손가락을 교차하고 속으로 '제발 신이시어'를 외치고 있었습니다.
어차피 잠 다 깬김에 복기를 해봅니다.
하루 종일 들린다고 느낀 건 새로 이사한 집이 구조가 넓어서인지 주변에 산이 있어서인지
기존에 살던 집보다 커서 추운 편이었고, 주말 낮잠을 자거나 밤에 잠을 잘 때 예외없이 전기장판을 틀었습니다.
그리고 최근 전기장판의 성능이 많이 떨어졌다고 느꼈고 온도가 예전같지 않아서 평소보다 높게 온도 설정을 했었습니다.
평소에는 대부분 '취침'에 두고 사용하고 조금 춥다 싶으면 '1'로 두고 사용을 했었는데 최근 따뜻하지가 않아 설정 온도를 '5'에 두고 사용했습니다.
온도를 확 올린 그 시점과 진동 소음이 발생한 시점이 정확하게 맞아 떨어졌습니다.
이번에 전기장판 새로 구입할 때는 전자파 소음 차단 기능이 있는 조금 좋은 것을 구입하자.
전기장판의 성능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며칠만 지나면 전기장판을 더 이상 사용할 일이 없으니 내년 겨울 이전에 새로 구입하자고 생각했었는데
그 시기를 조금 앞당겨야겠습니다. 오래된 전기장판의 화재도 걱정이 되니까요.
전기장판의 제조연도를 보니 2013년으로 벌써 9년 가까이 사용했으니 고장이 충분히 날만도 하네요.
그러면서 아내와 동시에 화들짝 놀란 사실이 있습니다.
바로 반려동물인 강아지가 이사를 온 뒤 낮잠이 늘었다는 것 입니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고 좁아서 손님 방문이 적던 이전 집 대비
가족 친지들의 방문이 잦아지기도 했고 강아지 나이가 10살이 되다보니 피곤한가보다 했었습니다.
지금에서야 돌이켜보니 그게 아니라 사람이 들어도 힘들고 잠을 이루지 못한 환경에서
청각이 사람보다 4배나 뛰어나고 사람이 들을 수 없는 주파수의 소음까지 들을 수 있는 개에게는
아예 진동 울리는 스마트폰을 귀에 맞대고 그동안 살았던게 아닌가 싶습니다.
저보다 강아지를 더 깊이 살피는 아내 말로는
강아지가 이사온 뒤 침대 위에서 이리저리 왔다갔다 거리면서 정처없이 떠도는 모습이 보였다는데
이제라도 환경을 개선해줘야겠습니다.
괜히 평소 쿵쿵 거린다고 아무 죄 없는 윗집을 미워한 제가 한심합니다.
저처럼 자려고 누으면 귓가에 웅웅 거리는 주기적인 진동소음이 느껴진다면
따뜻하지만 오래됐을 가능성 높은 전기장판을 한 번 꺼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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